강압보다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라

#암스테르담 공항 화장실의 남자 소변기에는 파리가 그려진 스티커가 붙어있다. 화장실을 깨끗이 사용하라는 엄중한 경고 대신 딸랑 스티커 하나 붙여놓았을 뿐인데, 소변기 밖으로 새나가는 소변량을 80%나 줄일 수 있었다.

#미국의 한 학교는 식당에 튀긴 감자 그릇의 높이를 조금 높이고 구석에 놓는 대신 삶은 당근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앞쪽에 배치했다. 아이들이 싫어했던 삶은 당근의 소비량이 이전보다 25% 증가했다.

우리는 누군가의 결정에 의해 행동을 통제받는다. 지금까지 이런 결정은 개입주의라는 다소 강제적이고 부정적인 선입견이 강했다. 그러나 이제는 적극적인 개입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사람들을 좋은 방향을 통제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들을 ‘선택 설계자(A choice architect)’라고 부르며 적극적인 개입을 종용한다.

선택 설계자는 사람들이 결정을 내리는 데 배경이 되는 정황이나 맥락을 만드는 사람을 의미하는 말이다. 이들의 역할은 강제적인 판단으로 사람들을 내모는 대신 스스로 현명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행동과학 전문가인 리차드 탈러 시카고대 교수와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인 저자들은 선택 설계자가 사용하는 부드러운 힘을 ‘넛지(nudge)’라고 정의한다. 저자들은 ‘팔꿈치로 쿡쿡 찌르다’라는 넛지의 사전적인 의미를 넘어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이라고 사회적 의미로 개념을 확장한다. 이들의 넛지 아이디어는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 민주당 버락 오바마와 영국의 보수당 당수 데이비드 카메론이 적극 활용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저자들은 더 이상 인센티브 혹은 금지ㆍ강제 등으로 사회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에는 한계에 다다랐다고 보고 넛지를 통해 대중의 공감대를 얻고 이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크푸드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몸에 좋은 과일과 채소를 눈에 잘 띄는 위치에 놓는 것이 넛지의 좋은 사례다.

즉, 넛지는 사람들의 선택을 부드럽게 간섭하지만 여전히 개인에게 선택의 자유가 열려있는 ‘자유주의적 개입주의’라는 의미가 강하다.

저자들은 월급을 받는 사람들보다 주급을 받는 사람들이 저축을 더 한다는 사실 등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근거로 똑똑한 사회를 만드는 노하우를 알려준다. 또 넛지를 활용해 좀 더 나은 제도를 만들 수 있는 힌트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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