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다소의 픽션이 있음을 미리 공지합니다.
* 주의 : 표현의 디테일한 더러움이 있습니다. 임산부 및 노인분과 아이들은 글을 읽을 때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어렸을 때 부터 있었던 똥에 관한 이야길 풀어 보겠다. 왕년에 아부지랑 어무니는 사진을 종종 찍으셨던가 보다. 앨범을 보면 10살 전후의 사진이 더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중 유독 눈에 띄는 사진은 집 앞에 마당에서 똥 싸는 사진이다. 작가는 이 사진으로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일까?

초등학교 3학년 이었을 때였나? 화장실 청소 당번이었다. 화장실 청소를 하다 보면 세상에 볼 일 보는 녀석 중 제대로 된 녀석만 있는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때 당시 화장실이 구식이어서 좌식 변기였는데 정확히 골인을 못 시키고 뒤쪽에다가 싸는 놈 옆쪽에다가 싸는 놈 물 안 내린 놈 등등 다양한 놈들이 있었다. 그 중에 제일 짜증나는 놈은 당연히 변기구멍을 막아 놓은 놈이었는데 한 때는 락스로 그 지독한 냄새를 뚫으며 청소를 하다가 막힌 변기를 발견하고 고민을 했던 적이 있다. 아… 이걸 어떻게 할 까 하다가 어린 나는 대책을 찾을 수 없었고 결국 한번 더 물내림 바를 눌렀다. 엄청난 양의 물이 콸콸콸 소리를 내며 쏟아졌고 이내 물은 넘쳐서 청소 중이던 화장실을 덮쳤다. 똥과 섞인 물은 화장실 전체 바닥을 쓰나미가 몰려오듯 침범했고 놀란 청소 당번 친구들과 나는 밖으로 뛰쳐나가 한동안 물이 빠지길 기다렸었다.

그 뒤로 화장실에 대한 에피소드는 많지 않다. 정말 속 안좋을 때 말곤 거의 집에서 볼일을 봤기 때문이다. 학교 화장실이 더러운 것도 있었고 왠지 볼일을 볼 때 소리가 나는 것이 그땐 부끄부끄 했기 때문이다.

화장실에 대한 에피소드가 팽창하기 시작한 것은 대학을 들어오고 난 뒤 자취를 할 때 부터이다. 자취 생활을 하게 되면 집에 구비되어 있는 다양한 물품들이 없을 때가 많다. 화장지 또한 예외는 아니다. 볼일 보러 화장실 들어갔다가 휴지가 밖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 일은 예삿일이다.
한번은 친구랑 인생이야길 한답시고 소주 몇병을 사다가 부실한 안주로 집에서 술을 마신적이 있다. 서로 이러 저러한 이야길 풀어 놓으며 얘길 하는데 어느덧 혀는 꼬이고 시야는 흐리멍텅 해진지 오래였다. 장에서 들려오는 경고 메시지가 심상치 않았으며, 그걸 무시할 배짱은 안되었기 때문에 친구에게 양해를 구하고 화장실에 들어갔다. 속도 안좋고 눈 앞에 보이는 것도 없고 어지러워서 변기에 앉아 머리는 벽에 기대 숙인 상태였다.
그때 알았다. 인간의 각 기관들은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는 것을. 엉덩이는 가스와 함께 변을 분출하고 있었으며 코는 그  냄새의  지독함에 못이겨 뇌를 통해 “코 막아 이생키야” 라는 긴급 알람을 전달하고 있었다. 놀란 뇌는 빨리 대처하려 했으나 이미 늦은 상태였다. 역한 냄새에 놀란 위는 그대로 모든 술과 안주를 입으로 토해냈다.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운영체제를 만든 사람은 사람이 입과 엉덩이로 동시에 두가지를 토해 낼 수 있다는 것에서 착안하여 운영체제를 설계한 것이 아닐까라는 괴상한 드립을 쳐본다.
한가지 안타까운건 입과 엉덩이로 토해낸 나는 상쾌한 기분으로 나왔는데 뒤이어 들어간 친구 또한 멀티태스킹의 어썸함을 느꼈다는 것이다. 그녀석은 속이 그리 안좋진 않았는데 바닥에 내가 토한 토사물을 보고 속이 안좋아 똑같은 신기한 체험을 한 것이다.
지금이야 웃고 얘기하지만 어쩜 저렇게 더러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 한번은 화장실이 너무 급해서 바로 들어가자 마자 볼일을 봤는데 이때도 휴지가 없었다. 방을 둘러봐도 휴지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샤워기로 닦은 적이 있는데 휴지가 없다는게 이상했다. 친구가 자기네 학교에서 가져왔다며 엄청 큰 롤 휴지를 가져왔는데 그게 도대체 얼마만에 사라져 버린다니 말이 되는가? 갑자기 사라진 휴지에 당황한 나는 그때도 같이 지내던 친구한테 전화를 했다.

우승 : “너 혹시 휴지 못봤니?”

친구 : “아 전기밥통 열어봐.”

두루마리 휴지는 밥통에 쏙 들어가 있었다. 그게 원래 케이스였던 것 처럼 정말 쏙! 들어가있었다. 황당한 웃음밖에 안나왔던 나는 친구한테 물었다.

우승 : “야 이게 왜 여깄냐?”
친구 : “아.. 갑자기 그게 크기가 딱 들어갈 거 같아서 정말 들어가나 궁금해서 넣어봤는데. 넣어놓곤 깜빡했네.”

친구 덕에 졸지에 샤워기로 어썸한 비대 효과를 느꼈던 하루였다.

자취방에서야 그래도 남들 앞에서 창피당하는 일은 없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문제는 학교에서 생겨난 일들이다. 빌어먹을 내 뇌는 화장실 변기에 앉기 전에 휴지를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란 걸 자동 필터링한다. 일단 앉고 볼일을 본 다음에야 휴지를 확인하는데 이로 인해 생겼던 문제들이 한두번이 아니다.

한번은 무슨 동기애를 느끼고 싶다고 동아리방에서 “메구있냐?” 라고 물었는데 “화장실 갔어~” 라는 말에 “나도 가야지~~~” 라며 친구와 함께 오붓하게 똥을 누러 간적이 있다. 물론 그녀석은 옆에 있는 놈이 나인 줄 몰랐을테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왜 궂이 같이 볼일을 보려 했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여튼, 한창 볼일에 집중하던 나는 이내 옆에 휴지가 없는 걸 깨달았다.
장 활동이 여느 범인과 다른 그 친구 녀석은 이내 볼일을 다 보고 나가려 하고 있었으며 마침 소변을 보러 온 다른 친구와 이야길 하는 소리가 들렸다. 문자로 다른 사람한테 조심스럽게 “SOS”를 외칠 수도 있었을 테지만 손에 핸드폰이 없는 걸 깨달은건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았을 때다. 순간,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스쳤고 이 기회를 놓쳐 친구들이 나가버린다면 난 이곳에 갇혀 누군가 넣어주는 군만두만 먹다가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쪽팔림을 감수하고 친구를 불렀다.

“메구야.. 나 휴지좀.”

갑자기 불려오는 자기의 이름에 당황했다가 뒤 이은 휴지가 없다는 말에 웃는 친구. 그래 웃어라. 대신 휴지만 주고가. 라는 생각으로 한줄기 희망을 붙잡고 있었는데. 이 매너넘치는 친구녀석은 휴지를 10칸 짜리로 곱게 잘라 접어 주는게 아니라 반대편 휴지를 쭉~~ 잡아 당겨서 내가 있는 화장실 칸으로 넘겨주었다. 필요한 만큼 잡아 당겨 쓰라는 배려였을까? 덕분에 무사히 나왔다. 친구야.

뭐 학교 화장실에서 있는 일이야 이젠 그냥 덤덤하다. 그냥 뭐 그럴 수 있지? 라는 생각? 내 장활동은 발도 넓어서 이벤트가 일어나는 장소 또한 다양하다. 그래도 우리 컴퓨터학부 건물엔 쉬는시간 외엔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지 않아서 빠르게 옆칸으로 순간이동을 하면 대체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근데 이런 상황이 가능하지 않은 곳이 있었으니 바로 도서관이다. 이 빌어먹을 녀석들은 화장실 갈라고 도서관에 처 오는건지 도서관 화장실은 대체로 휴지가 없는 적이 많다. 그래서 아무리 휴지를 확인 안하는 나도 대체로 도서관에선 꼭 휴지를 확인하는데 하루는 방심한 날이 있었다. 볼일 보기전에 휴지를 확인했는데 그땐 휴지가 있었다. 근데 볼일을 보고 다시 휴지가 껴진 곳을 보니 그것은 잘린 휴지였다. 인터넷 짤방을 본 사람들도 있을 거다. 잘린 휴지조각을 끄트머리에 살짝 껴놓는 빌어먹을 낚시질을 하는 놈들이 사진을 말이다. 꼭 그래서는 아니겠지만, 비슷한 상황에 걸렸다. 휴지가 있는거 같았는데 한칸 정도밖에 없었던 거다. 여기서 더 당황스러운 것은 도서관엔 쉬는 시간이 없으며. 옆칸으로 간신히 순간이동을 했다고 해도 마찬가지로 화장지가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 일반인에 속하는 당신이라면 이 상황을 어떻게 모면할 것인가. 양말을 벗어 닦을 텐가? 이미 휴지통에 버려진 휴지 중에 깨끗한 걸 찾아서 해결할텐가.(몇번 이런적이 있긴하다.) 하지만, 오늘은 휴지통에 조차 깨끗한 휴지를 찾아보기 힘들다. 자. 수능 보다도 더 어려운 인생난관이다. 어쩔 것인끄아!?

하지만, 여기서 한가지 다행인 사실과 그걸 내가 알고 있는게 신기한 것은. 지하 1층 부터 2층 까지는 공부를 하는 곳이었고 3층은 책을 대여할 수 있는 곳이었는데 일반적으로 3층엔 화장지가 넉넉하다는 것이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은 지하 1층… 3층 까지 어떻게  갈 것인가.. 여기서 우리는 똥에 대한 성질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똥은 설사똥, 굳은똥, 연한똥 등 다양한 성분과 성질을 갖는데 내가 이때 싼 똥은 연한똥이었다. 약간 굳은 똥은 아니지만 말랑말랑한 정도? 이러한 똥은 10분 정도 말리면 굳어버리는 성질이 있다. 그래. 난 범인과는 다르다. 양말따위로 해결할 수 없어. 나는 인내심을 갖고 10분 동안 기다렸다. 이쯤일까? 움직여도 될까? 긴장감이 엄습했다. 시간 측정이 잘 못 되어서 팬티에 묻는 사태가 일어나면 어떻게하지? 후… 나는 내 감각에 자신감을 갖기로 했다. 천천히 팬티를 올리고 바지를 올렸다. 쉬는 시간이 있는 강의실 쪽 화장실이라면 엉거주춤하게 걸어도 이상하게 볼 사람이 없지만, 여긴 도서관. 조금의 이상한 걸음걸이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난 최대한 자연스럽게 걸어 엘리베이터 앞으로 갔다. 허벅지와 허벅지 간격이 중요했다. 너무 벌려서 걸으면 이상해 보이고 너무 가까이 붙여걸으면 잔해물들이 팬티에 묻게 될 수 있다. 등뒤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1층… 2층…. 드디어 3층.. 난 차분히 내려 화장실로 들어갔다. 예상대로 그곳엔 휴지가 있었다. 할렐루야!

Thanks To….

조그누옹.
서뇽옹.
키메구.
김전도사.
얼퐝.

기타 제 똥얘기를 사랑해주시는 모든이들..

One thought on “

  • October 9, 2011 at 9:08 am
    Permalink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씅리형 최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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