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악하악] – 이외수 作

처음엔 제목이 가장 눈에 띄었다. “‘하악하악’? 푸하하 이게 뭐야!” 라며 책을 들여다 보는데 대충 휘리릭~ 둘러보니 짧은 글들이 책을 메우고 있었다. “에이 시집인가?” (시집이 내게 잘 안 맞으므로) 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다른 책을 볼까 했는데 현주 누나가 책을 보며 어딘가를 찾는다.

‘나방 몇 마리 소문을 들었는지 방충망에 붙어서 방 안을 곁눈질하고 있다. 가서 놀아라. 오늘은 야동 안본다. 아무리 말해도…..’ 라는 문구를 읽는 순간 “이 책이다!!!” 라는 느낌이 왔다. 왠지 무지하게 재밌을 듯한 느낌이랄까?

책을 선물받아 집에서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며 보았다. “아니 이 사람 누구야?” 라는 생각이 스친다. 책을 많이 읽지 않은 나로선 ‘이외수’라는 이름이 생소했다.

급(急) 이 사람의 머리속이 궁금해졌다.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일까? 호기심 이랄까?
책을 읽으면 재밌는 것이 책을 지은 작가와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 대화는 직접 소통하는 것은 아니지만 책을 읽으며 내가 물음을 하면 책 속에 그 답이 들어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를 읽을 때면 나는 어느새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말투로 책에 질문을 한다. 이외수의 ‘하악하악’을 읽으며 나는 어느새 그의 말투를 흉내 내며 책을 읽고 있었다.

사람마다 사물 하나를 보는 느낌과 생각, 모든 것이 다르다. 이외수는 그것을 알려준다. “당신이 옳을 수 있지만 옳지 않을 수도 있어!” 라고 얘기 한다. 또한, 그는 그의 느낌과 모든 것을 여과 없이 표현한다. 그의 솔직함과 터프한 말투는 나로 하여금 오랜만에 속시원히 웃을 수 있게 만들어 줬다. 때론, 동네 형처럼. 때론 옆집 욕쟁이 할아버지 처럼. 야동보다 들켜버린 순간엔 사춘기 시절 친구 처럼. 그렇게 그는 쉽게 쉽게 터놓을 수 있는 친구가 되었다.

책 하나 읽어 놓고 그 사람에 대해 다 안다는 듯이 말할 순 없겠지만 ‘이외수’ 란 작가에 대해 충분히 호감을 가게 할 만한 책이다.

책소개

‘영혼의 연금술사’ 이외수와 ‘생명의 전령사’ 정태련이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 꿈꾸는 삶의 가치를 담아 탄생시킨 이외수의 생존법 『하악하악』이 지난해 이외수의 소통법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에 대한 독자들의 열화와 같은 호응에 힘입어 세밀화 에세이 2탄으로 다시 한 번 세상에 감성 파종을
시도한다. ‘거친 숨소리’를 뜻하는 인터넷 어휘 ‘하악하악’은 팍팍한 인생을 거침없이 팔팔하게 살아보자는 이외수 작가의 메시지가 담기며 신나고 흥겨운 에세이 『하악하악』으로 새롭게 변신했다.
이 책에 수록된 원고들은 2007년 3월에 개설한 이외수 작가 플레이톡 홈페이지(www.playtalk.net/oisoo)에 매일 1~10회 써 올린 원고 중 네티즌의 뜨거운 댓글로 인정받은 수작들만을 엄선, 개작한 것이다. 인터넷폐인으로 스스로를 ‘꽃노털(꽃미남처럼 사랑받을 만한 노인)’이라 일컫는 이외수 작가가 45년 이상 피워온 담배를 끊고 금단현상으로 몸서리를 치면서도 24시간 네티즌과 교감하면서 한 편 한 편 완성도를 더한 이 작품은, ‘1장 털썩’ ‘2장 쩐다’ ‘3장 대략난감’ ‘4장 캐안습’ ‘5장 즐!’의 독특한 장제목 아래 총 5장 260개 글의 위트와 아이러니가 돋보이는 짧은 우화들을 통해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깨달음의 순간들을 선보인다. 육십평생 조각잠으로 일관해 온 작가의 생활방식이 무한계 온라인 상태로 네티즌과 소통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로 대기독자들에게 이미 1차 검증을 받은 작품들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화가 정태련의 우리 토종 민물고기 세밀화 65종은 3년에 걸쳐 전국의 산하를 발로 뛰며 구현해 낸 것으로, ‘물고기 박사’ 이완옥의 감수를 거쳐 완성도를 높였다. 비늘 수가 하나라도 틀리면 다른 종이 되는 까닭에 개체간 통일성에 보다 심혈을 기울인 작품들 사이에 어린이 동화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발히 활동 중인 그의 부인 박경진의 물고기 아이콘들이 앙증맞게 자리잡은 이 책은, 물결치듯 부드러운 판면 레이아웃과 더불어 풍부한 여백의 미로 새로운 공간적 해석을 도입해 글과 그림, 여백의 크로스오버를 가능케 했다.
라면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용돈은 제자리걸음이라 심란한 마음 달랠 길 없다면, 정치는 지루하고 경제는 답답해 뭐 하나 재밌는 게 없다면, 축복 한번 받아보고 싶은데 내 것만 파일 용량이 많은지 버퍼링이 느려터져 억울하다면, 우리 이제 이외수가 알려주는 ‘은밀한’ 기분전환법을 배워보자. 비틀리고 야윈 당신의 영혼에 있는 힘껏 감성의 바람을 불어넣는 책 『하악하악』. 이제 이외수와 정태련의 본격적인 감성호흡이 시작된다. 하악하악! [모닝365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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