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땀이 많다. 이런 내 손이 창피하고 부끄러웠다.
혹여나 누가 내 손을 잡았을 때 찝찝해 하지는 않을까.

고등학교 입학할 때였다. 입학 후 OT 수련회를 갔다.
난데없는 포크 댄스에 여학생, 남학생 둥글게 모여 파트너를 바꾸며 춤을 췄다.
처음 보는 여학생들 손을 잡는 것만도 긴장 되는데, 눈치 없는 손은 긴장 탓인지 더 많은 땀이 났다.
부끄러움에 춤이고 뭐고 파트너를 바꿀 때 마다 연신 바지춤에 땀을 닦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 사람의 손을 잡았다. 크지 않은 내 손에도 쏙 들어오는 작은 손.
살며시 땀이 나는 내 손이 쑥스러울 찰나, 그 사람이 주춤하며 손을  빼려했다.
알고보니 내 손에 나는 땀이 아니라 따듯하던 그 사람 손에 나는 땀이었다.

그전까지 내 손이 쑥스러웠는데 맞잡은 그 사람의 손을 보니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빼려던 그 사람의 손을 더욱 꼭 잡았다.
쑥스럽게 웃는 그 사람의 모습과
따듯한 손의 온기가 마음에 새겨진다.

이렇게도 사랑스러운 손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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