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역사 – 유시민

‘역사란 무엇인가?’ 수 세기 동안 끝없이 해왔던 질문이 아닐까? 역사라는 정의를 단편적으로 ‘무엇이다.’ 라고 할 수는 없다.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들이 그러하듯 사전적으로 표현할 수 없는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고 사람마다 그 정의는 다르다. ‘역사의 역사’를 읽으며 역사를 정의할 수는 없었지만 역사의 다양한 면모를 볼 수 있었다. 역사는 그 시대 역사가가 창조한 이야기다. 다만, 그 창조의 재료가 상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 시대에 그리고 그 시대를 존재하게 만든 뿌리로 부터 온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 책을 읽을 때 저자의 탄생 연도와 출판일 등을 참고하는 것이 그 역사서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역사의 역사’는 그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져 왔던 역사서가 어떤 형태로 변화 되어 왔는지, 역사가는 자신이 쓴 역사서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를 풀어준다. 어떤 이는 역사란 사실 그 자체에 기반해서 쓰여져야만 한다고 주장하고 어떤 이는 ‘객관성’이라는 것 자체가 한 개인이 가지기엔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사실만으로 역사를 기술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관점에서 역사를 서술한다. 역사는 때로 이익 집단에 의해 난도질 당해 왜곡되기도 한다. 따라서, 독자의 주의가 필요하기도 하다.

역사는 재밌다. 이야기가 있는 역사는 몰입하기에 충분하다. 삶의 다채로운 모습을 역사를 통해 알게 된다. 가슴 절절한 이야기, 억울한 이야기, 감동스러운 이야기, 용맹한 용사들의 이야기. 수많은 이야기가 모여 역사를 이뤄왔으며 앞으로도 수없는 역사를 쓸 것이다.

‘역사의 역사’는 이런 이야기가 어떤 과정을 통해 전해져 왔으며 어떤 식으로 읽는 것이지 좋은지, 역사가와 역사학자는 어떤 관점에서 역사를 서술하는지 알려주는 안내서다. 아쉬운 것은 저자가 언급한 것과 같이 책 자체는 패키지 관광을 하는 것과 같이 여러 역사서를 포토라인에서 촬영하듯이 훑어 볼 수 밖에 없었던 사실이다. 다만, 패키지 여행이라고 해서 무조건 무미 건조한 여행이 되진 않는다. 많은 관광지를 압축해서 소개해주기 때문에 한 번 ‘스윽’ 본 것 만으로 아쉬울 수 있지만, 시간을 내어 각 관광지를 차분히 안내서를 따라 들여다 볼 계기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의미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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