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해

된장 맛이 잔뜻 밴 두부가 들어간 된장찌개.
새벽에 불 켜놓고 옆으로 누워 책 읽는 거.
문득, 생각난 것들을 일기장에 적는 것.
서울에서 집으로 갈 때 시내 버스 창문을 열어 놓고 밖을 내다 보는 것.
사랑하는 이의 차가운 손.
컴퓨터 앞에서 예능 프로 켜놓고 밥 먹는 거.
멜로 영화 틀어 놓고 우는 거.
모든 것을 축소한 것들. (미니 다리미, 미니 가스렌지, 미니 미니미니미니~)
책장에 꽂힌 많은 책을 보는 것.
책을 한다발 주문 하는 것.
양은 냄비에 라면 끓여 먹는 것.
밝게 웃는 어린아이 보는 거.
맘에 드는 노래를 질리도록 연속 재생 해서 듣기.
새벽녘에 학교가다가 하얗게 변한 내 손 보는거.
‘좋은글’ 이라는 것들 모아다가 한꺼번에 보는거.
중학교 벚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학교 바라 보는거.
멍하게 구름 한점 없는 하늘 보기.
기차를 타고 창 밖을 내다보는거.
밤에 7호선 타고 청담역에서 뚝섬유원지 역으로 갈때 서서 한강 보는 거.
1113-1번 버스를 탈 때 맨 뒷자석의 2인 좌석 왼쪽 오른쪽에 앉는 거.
새벽에 서울서 집에 갈때 강변 테크노마트 앞에 토스트 파는 곳에서 토스트와 우유 하나 사 먹는 거.
따듯한 공원에 앉아 잡생각 하는거.
마음 맞는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 연주.
바이올린 소리.
첼로의 굵은 소리.
콘트라베이스의 보이지 않는 떨림.
할머니가 해준 참치찌개, 호박 된장 찌개.
교양 수업 들으러 갈 때 먹는 카라멜마끼아또.
가을을 물들인 나무들.
아빠가 심은 개나리 보기.
쨍이 머리에 손 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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