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학교 앞엔 늘쌍 병아리 파는 아저씨가 왔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정문을 나서려고 할때 문 앞에 병아리 소리가 시끌시끌하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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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나 귀엽고 따뜻한지. 손에서 부서질까봐 조심스럽게 잡았다. 아저씨께 얼마냐고 물어보니 200원 이었던가. 냉큼 사서 집으로 들고 갔다가 할머니한테 무진장 혼났다. 이 병아리새끼 하루도 못가 죽을걸 왜 사왔느냐고. 엉엉 울며 버리면 안된다고 징징거리는데 친척 아주머니께서 대신 키워 줄테니 구경하러 오라고 하셨다. 허나, 어린 놈의 소유욕은 대단해서 안된다고 한참을 뻐기다가 결국 아줌마에게 드렸다.
하루면 죽는다던 병아리가 신통방통하게도 아줌마네 집에선 쑥쑥 컸다. 그걸 보니 베알이 뒤틀렸다. 내가 더 잘 키울 수 있는데 말이야. 결국 또 징징 거리며 울었다. 다시 돌려달라고. 애 성화에 못이긴 아줌마는 병아릴 돌려주셨다.
하루를 껴안고 자다시피 했는데 부모님께 혼나 결국 밖에서 기른다고 내놨는데 얼마 못가 죽어버렸다. 어린 나이에도 자기 행동의 어리석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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