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

9살 때 쯤이다. 우리 집은 아궁이에 불을 떼던 옛날 집이었다. 집의 오른편엔 창고가 있었다. 아버지가 쓰시는 농기구들을 집어넣는 곳이었는데 어느 날 그곳에서 삼촌이 활을 꺼내 새를 잡는다고 했던 적이 있었다. 그 뒤로 내 눈에 활이 띄었다. 어렸을 땐 나무로 이거 저거 만들고 놀기도 했는데 그때 활을 만들어서 날린다고 어설프게 나뭇가지로 활을 만들었었다.
만든 활을 시험해 보겠다고 동생과 친구를 데리고 나가 놀았는데 집으로 되돌아 오던길에 앞으로 활을 날려 보겠다고 먼저 가던 동생보고 비키라고 소릴 질렀다. 동생은 활이 자기 방향으로 향해 있으니 놀라서 바로 피했는데 하필 거기가 도로 방향이었다.
지나가던 오토바이는 애가 갑자기 도로 쪽으로 튀어나와 피하지도 못하고 동생을 박아버렸다. 나는 순식간에 일어난 상황에 당황한 상태로 멍해있었고 어느덧 엄마가 오셔서 차를 끌고 동생을 병원에 데려갔다.
다행히 동생은 크게 다치지 않았다. 나는 동생과 같이 차를 타고 병원을 가는 내내 내 잘 못이 아니라고 되내었던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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