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코피를 좀 자주 흘린다. 코를 디립다 파대서 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피곤하거나 할 때 세수를 하다가도 피가 난다. 어렸을 땐 어디를 부딪혔나? 그래서 쌍코피가 줄줄 흘렀던 기억도 있다.
코피를 나면 심장이 막 두근거리고 이대로 피를 다 쏟아내서 죽어버리는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이런 걱정이 심해진건 예전에 인기를 끌었던 ‘119구조대’라는 프로그램 때문이다. 어떤 아주머니가 밭에 일을 나가셨다가 코피가 흘러 대충 잎삭귀로 막고 집에 들어갔는데 휴지 한통을 다 쓰도록 코피가 나더라. 그래서 결국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어 119를 불러 병원에서 코를 지져 피를 멈추게 한 사건이다. 그 사건을 보고 진짜 코피 때문에 죽을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피곤하지만 않으면 코피가 흐르지 않는데 피곤할 때는 보통 1주일에 3~4번은 코피가 난다. 한 5분에서 10분 정도 틀어 막고 있으면 멈추는 터라 딱히 병원엔 가보지 않았다. 게다가 코피를 흘리고 나면 왠지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들고 썩은 피가 밖으로 배출되는 느낌이 들어, 이것이 스스로 자정능력을 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까지 든다.

중학교 때 참 특이한 사회 선생님이 계셨는데 이 선생님은 코피를 흘리면 대야에다가 물을 받아놓고 거기에 코피를 흘린단다. 그러면 코피가 물에 퍼져서 흐트러지는데 그걸 구경하는게 재밌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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