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통령 문재인 당선을 바라보며

문재인 후보가 5월 10일, 대통령으로 당선 되었다.

 

지난 2012년 대선 때와 다르게 이번 대선은 나에게 꽤 간절 했다. 예전 같았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문재인 뽑아 달라고 말 한마디 안 했을 것이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원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다. 나에게 답인 것 같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겐 오답일 수 있다. 때문에 어떤 사람이 누구를 지지하던 ‘그 사람의 의견과 지향점, 가치관을 존중하자’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제발 문재인 좀 찍어달라.’고 주변에 말하고 싶어서 옴싹달싹 못 했었다. 왜 그리 간절 했던 걸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고통 속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이 더 컸던 것 같다. 안락함. 평안함. 공정함. 등은 원래 받아야하는 보상인 듯, 막상 그것이 곁에 있었을 때는 피부에 와닿지 않았다. 나에게 해가 생기고 직접적으로 피해가 왔을 때, ‘이게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 못 된 것인가?’ 고민하게 된다.

숨만 쉬어도 언론으로부터 수없이 까였던 그가 대통령이 되었다. 그가 당선 된 것을 보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과연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어 우리나라가 뒤집어질까?’ 라는 것이다. 물론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어 화려하게 적폐가 청산되고 친일파, 재벌들과 같은 각종 기득권 세력이 우후죽순 쓸려 나가고 정의로운 사회가 코앞에 실현 될 것 같아도 분명 그렇지 않을 것이다. 가까운 지인의 마음을 알기조차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려운 마당에 5천만명 국민의 의중을 살피고 국가를 운영하는 일이 쉽겠는가?

문재인 스스로도 그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본인 능력만으로세상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가장 잘 알 것이다. 때문에 문재인은 촛불이란 염원으로 시작된 국민의 의중을 더욱 깊이 알려고 노력할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문재인이 기댈 곳은 촛불로 시작되었던 민주주의의 열망을 가진 국민들 뿐이다.

 

당선 후, 문재인 대통령이 빠른 행보로 그동안 누적되었던 적폐청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득권들은 숨죽이고 어디까지 칼날이 날아오나 지켜보고 있다. 순식간에 안락함에 빠져 문재인에 대한 관심이 조금이라도 줄어든다면, 언제든지 기득권들은 문재인과 국민을 갈라 먹는 짓을 할 것이다. 언론과 기득권에 놀아나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라고 우스갯 소리를 했던 것이 생각난다. 스스로의 무지 때문에 무엇이 노무현 때문인지는 궁금하지 않았고, 단지 유행어처럼 퍼져나간 그 말에 웃음만 내보였다.

어떤 사안에 있어서 맹목적인 지지는 지양해야한다. 비판적인 시선이 보다 나은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다. 하지만, 비판적 잣대가 편견에 의해 기울어진 잣대는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단순히 대중적 지지에 대한 반감에 따른 비판이라면 스스로 왜 비판하는가 생각해보아야 한다. 문재인이 대한민국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았지만 그의 행보가 모두 옳은 것은 아니며, 그 또한 비판 받아 마땅하다. 다만, 그가 어떤 지향점을 갖고 어떤 행동들을 하는가에 대한 고민 없는 비판은 조금 이르다는 생각이다.

 

대선 후 미담으로 전해진 것인지 모르겠지만 개표참관인으로 참여했던 사람에 의하면 다른 대선 후보들의 도장은 여기 저기 흩어져 찍힌 것들이 많았는데 문재인 후보의 것은 한결같이 가지런하게 찍혀 있었다고 한다. 그런 글을 보고 가슴이 조금 시큰했다. ‘나만 그렇게 애탔던 심정은 아니었구나.’ 나 역시 혹여나 번지지 않을까. 혹여나 벗어나지 않을까. 노심초사 했었는데 다들 무언가 간절 했구나.
나에게 이번 대선이 간절했던 것은 정치가 직접적으로 우리 삶에 영향을 주진 않지만 왜곡된 몇몇 사람들의 탐욕이 매우 크나큰 아픔을 만들수도 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었으리라. 내 개인적 안위와 행복보다는 우리나라의 평균적 고통의 정도가 조금은 해갈되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앞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지켜보며 나의 마음이 어디로 흘러갈진 알 수 없다. 다만, 그를 시작으로 탐욕자들이 만들었던 불균형으로 부터 벗어나 후대를 위해 고민하는 진짜 진보와 보수들의 열띤 토론이 만들어지길 기대해본다. 또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동안 정치에 전혀 관심 조차 없었던 스스로를 반성하며 국가를 만드는 것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라는 것을 되새겨 본다.

 

아래 영상은 MBN에서 문재인 당선 후 방영한 다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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