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지방선거 – 정치는 과연 이성의 영역일까?

정치가 과연 이성의 영역일까?

‘가족 끼리는 정치 얘기하는 게 아니다.’ 라는 말이 있다. 어쩌면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유도하는 말일 수도 있으나, 정말 가족끼리 정치 얘기를 하게 되면 싸우는 일이 더러 있다. 싸움은 어찌 보면 감정적인 충돌로 인해 발생한다.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서로 싸움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손해를 항상 동반하게 되기 때문이다. 즉, 이성적으로 접근 할 때엔 ‘타협’이라는 틀에서 조율이 되어야 한다. 정치가 감성의 영역으로 분류되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나는 주변 사람들에 비해 정치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이렇게 느낀 이유는 일반적으로 거론되는 정치인들에 대해 주변 사람들이 꽤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다. 대한민국엔 여러 정당이 존재하지만, 이 정당들의 이름을 모르거나 정당 대표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많은 걸 보면 정치라는 영역이 대중에게 큰 관심을 받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최근에야 여러 사건들을 겪어 오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정치라는 것은 복잡하고 굳이 내가 신경 쓰지 않아도 지들끼리 될대로 돌려 먹는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인 것 같다.

나 또한 모든 국회의원과 정당들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니다. 다만, 뉴스는 종종 보고 있어서 정치판에서 화두가 되는 내용은 알고 있다. 그렇다고 남들보다 유별나게 많이 관심을 쓰는 것도 아닌데도 정치 흐름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보면, 정치인들이 자기 이름 석자 한 번 뉴스에 내보내려고 난리 치는 것이 한편 이해가 가기도 한다. 정치인은 잊혀지면 그것으로 생이 마감한다. 어찌보면 아이돌 스타와도 비슷하다.

오늘은 지난 총선과 대선에 이은 지방선거 투표날이다. 어느 투표날이나 중요하지 않은 날이 없었겠지만 여당으로서는 계속 집권당에 탄력을 받을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고, 야당으로서는 의석수는 많지만 지지기반을 해체 당할 수 있는 도화선이 될만한 날이다.

어떤 선택의 결과가 따라오든 결국엔 국민이 택한 길이다. 기존에 정치가 바뀐 것이 없다고 느꼈다면, 대다수의 국민이 그런 길을 선택한거다. 정치인은 자기만의 속성이 있다. 나쁜놈, 착한놈, 이상한 놈이 있는데 그걸 판가름 하는 것은 결국 개인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흔히 ‘차악’을 선택해야만 하냐?” 라는 것은 그만큼 후보로 나온 사람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하는 말인 것 같다. 사람마다 장점과 단점이 존재한다. ‘완벽한 사람’이 없듯이 ‘완벽한 정치인’이 있을 수 없다. 우리가 사귀는 친구 또한 완벽해서 사귀는 것이 아니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 후보가 걸어 온 길과 그 후보가 지난 시간 이루었던 결과들을 보면 ‘차악’의 선택이 아니라 내가 지지하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

물론, 후보에 대해 스토킹할 정도의 시간 투자를 하지 않으면 그 후보에 대해 알기 어렵다. 그 이유는 네거티브와 여론 왜곡이 도를 넘어설 정도로 심하기 때문이다. 이는 국민을 비판할 것은 또 아니다. 여론을 호도하는 사람들이 반성해야 한다. 적폐와 기득권이라는 것은 정치판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기 이익만을 생각하고 ‘어쩔 수 없었다.’ 라는 말로 포장하는 사람들 때문에 옳바른 판단을 못하도록 하기 때문에 더 어렵다.

비록 정보의 비대칭 속에서 선택의 결과를 본인이 지어야 한다는 것이 불합리하지만 그럼에도 선택은 해야한다. 그리고 그 선택을 복기하고 앞으로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한 과정으로 삼는 것이 투표를 하는 이유가 아닐까?

무효표를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무효표는 책임 회피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 또한 권리행사일 수 있다. 하지만, 무효표는 이후 당선된 정치인이 그릇된 행동을 했을 때 ‘거 봐라 내 저럴줄 알았다.’ 라는 식의 면피용이 아닐까. 잘한 선택이든 잘 못 된 선택이든 결과를 지켜보고 다음엔 나은 선택하는 과정을 무시한 행동인 것 같다.

투표권은 모든 국민이 동등하게 받은 권리이다. 이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 평등하게 부여 받은 권리를 버리고 누군가에게 지배당하는 것을 수용한다는 의사 표시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투표를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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