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이야기 – 주식 거래 해야 할까 말아야할까 (4)

2009년의 나는 정말 주먹구구식의 주식거래를 했다. ‘오? 저거 오를 거 같은데?’라고 생각 되면 샀다. ‘오? 이 기술이 앞으로 대세일거 같은데?’ 또 사고. ‘이 업종은 절대 망할리 없다!!!’ 또 사고.

이렇게 정말 근거 없는 생각들을 기반으로 주식거래를 했다. 나름의 판단 근거는 있었다고 스스로 자신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틀린 추측들이 많았다.

당연한 결과다. 전문 애널리스트들도 틀리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제 갓 들어온 주식 뉴비가 전문가들 보다 나은 추측을 할 수 있었을까? 스스로 나는 이판에서 특별할 것이라는 착각을 했고 그 착각 속에서 돈은 점점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나고보면 그나마 다행인 것이 있다.

바로 주식을 일찍 시작했기 때문에 잃을 것도 없는 재정 상태였다는 것이다. 그 당시 내가 투자 했던 금액은 처음엔 50만원 그 후 늘어난 금액이 80만원 정도다. 용돈을 쓰는 상태였다보니 더 투자할 여력이 없었다. 전부다 잃어도 80만원이다.

이걸 다 잃어도 ‘그래 좋은 경험이었다.’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의 금액이다. 이전 글에서 주식을 하려면 빨리 하라는 이유가 이런 이유다. 어린 나이에 주식을 시작하면 멘땅에 헤딩을 해도 잃을 돈이 그리 크지 않다. 잃을 돈이 크지 않으면 여러 시도를 가볍게 해볼 수 있다. 이것도 사보고 저것도 사보고 그러다가 잃어도 보고 벌어도 보는 것이다.

다만, 여기서 한가지 절대 규칙이 있다. 바로 신용을 써서 거래하는 것은 절대 지양해야 한다. 내가 그 당시에도 절대적으로 ‘이건 하지 말아야한다.’라고 생각한 게 바로 신용거래다. 신용거래를 하는 순간 헤어나올 수 없다. 신용거래 방식을 하는 순간 이건 일찍하고 늦게하고의 문제를 벗어난다. 패가망신이라는 단어는 여기서 부터 시작된다. 순간의 이익에 혹해서 자기가 쓸 수 있는 금액의 범위를 넘어서서 다 끌어다 주식거래를 하다가 한방에 훅 가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초짜였지만 내가 쓸 수 있는 금액 범위에서만 거래를 했고 거기서 잃어도 큰 상처를 받지 않을 수 있었다.

상장폐지라는 색다른 경험

내가 2009년도에 거래했던 주식은 결국엔 상장폐지 됐다. 상장폐지된 회사를 거래해봤다는 건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

‘아 내가 산 주식이 한순간에 휴지조각이 될 수 있구나.;’

말로만 듣던 상장폐지를 직접 눈으로 보는 건 정말 색다른 경험이다.

주식거래를 하면 돈에 대한 현실감이 어느 정도 사라진다. 그리고 이런 비현실성이 오히려 주식거래를 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돈에 대해 무감각해지니 일희일비하여 하루 종일 주식창만 보는 폐해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무감각이 상장폐지라는 걸 겪게 되면 갑자기 밖으로 나갔던 영혼이 순식간에 몸으로 돌아온 듯이 내 돈이 날라갔다는 현실감으로 완전하게 채워진다.

정말 식은땀이 나는 경험이다. 아무리 80만원이 적은 돈이라고 해도 용돈으로만 생활하던 때에 80만원이 정말 공중으로 사라졌다는 생각은 그때 당시에는 전 재산이나 마찬가지로 느껴졌으므로 정말 끔찍했다. 이렇게 내 돈이 정말 아에 없던 것처럼 사라질 수 있구나 싶었다.

상장폐지되는 주식은 몇번의 거래정지를 거치다가 결국 휴지조각이 된다. 정말 다행이라면 나는 상장폐지까지 주식을 두지 않고 그 전에 손절을 함으로써 최악의 경우는 피했다. 몇 번의 거래정지 속에서 이 돈이라도 건질 수 있다는 사실이 행운이라고 생각됐다.

이런 경험 끝에 생긴 주식 뉴비들이 가져야할 주식을 시작함에 있어 세워야 하는 몇몇 규칙들을 정리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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